티스토리 뷰

결혼하면 살이 찌는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왜 찌는 걸까? 결혼하면 살이 찌는 이유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면서 결혼한 친구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살이 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을 한 남자들은 왜 살이 찌는 것일까?

 

대부분의 신랑들은 와이프가 잘해줘서? 마음이 편해져서? 라고 대답을 하지만, 한 친구의 대답은 그랬다. 와이프가 밥을 남기면 버리기 아까워서 지가 먹기 때문에 살이 찐다고... 

 

지금 실 없는 소리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 글을 다 읽을 시점에 유부남일지도 모를 당신은 어쩌면 눈물을 뚝뚝 흘리게 될지 모른다. 왜냐하면 식상하다는 건 그만큼 흔한 일이라는 뜻이며, 결국 진실에 가까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결혼 이후 남자들이 좋아지는 건 통계적 사실, 즉 팩트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다음 통계 결과를 살펴보자.

 

표. 성인 체질량 지수에 의한 결혼상태에 따른 비만율 (단위, %)

 

앞서 말했듯이 기혼 남성의 높은 비만율에 대한 원인을 회식 등이 잦은 사회생활에서 주로 찾으려 했었지만 무언가 핵심을 놓친 것 같다는 기분, 이 기분 정녕 나만 느낀 건가? 다시 한 번 통계 결과를 보라. 남자는 결혼한 후 살이 찌고, 여자는 이혼한 후 살이 찐다.

 

애들 부르는 동요에서조차 엄마 곰은 날씬하고 아빠 곰은 뚱뚱하단 말이다. 이게 정말 우연일까?

 

이쯤에서 의학 생리학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해본다.

Physiology

Arthur C. Guyton, John E. Hall. Textbook of Medical physiology 11th Ed. Elsevier Saunders. 2006:872-3

 

심리적 인자도 몇몇 사람들에 있어서는 비만에 기여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부모의 사망이나, 심각한 질환, 또는 정신적 우울 따위의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 동안이나 혹은 그 이후에 종종 엄청나게 체중이 늘어난다. 먹는 것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말을 가감 없이 해석하니, 남성의 결혼이란 부모의 사망이나 심각한 질환만큼이나 유해한 사건이란 뜻이 된다. 

 

로버트 새폴스키의 명저 《스트레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이 빠질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로버트 새폴스키의 명저 《스트레스》에 따르면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우리가 생각하는것과는 전혀 반대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식욕과 에너지 저장이 억제되고 저장된 에너지가 동원된다. 논리적으로 보아도 스트레스 후의 시기에는 당연히 회복을 위해 이 과정이 역전되어야 하겠다. 여기서 시간차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첫 번째 공격자는 CRH(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이고, 두 번째 공격자는 당질 코르티코이드이다.

 

시상하부에서 CRH가 방출되면 뇌하수체를 자극하여 ACTH(부신피질 자극 호르몬)를 방출하도록 만들고, 이것은 결국 부신에서 당질 코르티코이드를 분비하게 한다. 이 중 CRH는 교감 신경계를 활성화시켜 경계심과 각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무엇보다 식욕을 억제시킨다. 반면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식욕을 증진시킨다.

 

CRH가 부신 다단계 작용의 첫 번째 페이크 공격이고,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두 번째 시간차 공격을 담당하는 것이다. 만약 혈액 속에 CRH와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모두 다량 존재하면 그 사람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휩싸여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단순히 식욕을 자극하기보다는 당분이나 설탕, 지방이 많은 음식에 대한 식욕을 선택적으로 자극한다. 또, 단순히 식욕을 증진시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반응에서 회복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섭취한 음식의 저장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어디에 저장시키느냐! 인체 내 중요한 지방 저장소는 복부지방층과 둔부지방층인데, 안타깝게도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복부에 선택적으로 지방의 저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음이 편해져서 살찐다. 행복해서 살찐다. 잘해줘서 살찐다. 아니다. 스트레스 받아서 살찌는 거였다.

댓글
공지사항